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곤지암 화담숲 속 (동심의 추억)

by Stephen. 2024. 3. 27.

곤지암 화담숲 속 (동심의 추억)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사랑스런 추억 / 윤동주

봄이 오던 아침,

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

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,

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

떨어트리고, 담배를 피웠다.

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,

비둘기 한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

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.

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

나를 멀리 실어다주어,

봄은 다 가고

동경(東京)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,

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

그리워한다.

오늘도 기차는 몇번이나

무의미하게 지나가고,

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

정거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.